어떤 돌파구라도 찾듯,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육아책 파트를 서성이던 내가 이 책에 시선이 간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었던 것 같다. 온 마음과 정신을 아이에게만 쏟고 있던 나 자신을 위해서 집어 들었던 것 같다. 아이만을 위해 살던 나를 위해, 아이만을 위하다 지친 나를 위해 집어 들었던 책.
"하루 10분 엄마의 시간"

결혼 전, 회사를 출퇴근하며 일을 해본 나에게 출근할래? 애 볼래? 라고 묻는 다면 "출근해서 일할래!" 라고 말할 것이다. ^^;
육아란, 행복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것이다.
자동차 사고로 부터 자유롭고, 온 동네 친구들과 온전히 놀만한 넓은 공터 하나 변변찮은 빡빡한 도심 속의 아이들에게는 맘 놓고 풀어놓을만한 안전한 놀이터가 바깥에는 없다. (지금의 내 기준에는....)
그래서, 나는 늘 놀고 있는 아이 곁을 맴돌게 되고, 늘 아이에게서 눈을 못 떼게 되고, 아이와 함께 한다.
그리하여, 나는 가끔은 피곤하고 힘들다.
자다가도 옆에 내가 없으면 깨서 엄마를 찾는 내 작은 친구이자 껌딱지인 우리 딸은, 한없이 사랑스럽고
항상 엄마 만을 생각하고, 엄마 밖에 없는 아이다.
그런데 어른인 나는 피곤할 때 아이에게 험악하게 말을 내뱉곤 한다. 자기 좀 봐달라고 하는 건데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치대지 말라고 밀어내어 버린다.
그러고는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시 생각하고 다짐하고를 반복한다.
육아 [育兒] : 어린아이를 기름.
아이를 키워보니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 같지만 아이가 엄마인 나를 좀 더 어른다운 어른으로 키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. 나도 아이에게서 배우고 커 가는 느낌. 오히려 아이로 인해 내가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.
이 책을 읽으면서 *이 엄마도 나와 같구나...같은 느낌, 같은 생각으로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. 그러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.
*이 엄마 즉, 이책의 저자가 궁금해서 찾아보니, 김주연, 네이버 카페, 맘스홀릭베이비에서 '봉봉날다 엄마일기' 를 연재했고 유아 식판식, 만능유아식 레시피,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등등 몇권의 책이 더 있네... 앗, "유아 식판식" 저 책은 우리집에도 있는 책인데...ㅎ 맘스홀릭베이비 라는 맘카페는 나도 회원으로 가입하여 많은 육아정보를 얻는 곳인데 그 곳에서 글을 써서 올렸던 분이었구나...
내 아이가 아기였을 때, 한참 이쁠 때 (물론 지금이 이쁘지 않다는 건 아니다 ^^;; 그때의 이쁨과 지금의 이쁨에는 차이가 있다-지극히 주관적인 생각)
나는 내 품에 안겨 나만을 의지해서 먹고 자고 노는 아기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.
"너는 어느 별에서 와서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하니? "
(이 말을 다시 되뇌는 지금도 아이 생각에 눈물이 핑글 한다. ㅜㅜ)
넓디넓은 우주의 어느 별에서 이렇게 쪼그맣고 예쁜 아기가 나에게 왔을까... 하며 행복해 했었다. 잊고 있었다. 이 글을 쓰면서 기억해 냈다!
이제 어느 정도 자라서 지구별의 모든 것을 배워가고 있는 우리 작은 외계인. 지구별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엄마도 힘이 들지만 배워나가야 하는 너는 엄청 더 힘들 텐데... 엄마는 엄마 힘든 것만 생각했구나... 미안해 우리 아가...
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억해 내고, 생각해 내고, 반성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. 그러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. 이 책은 육아로 지친 내 마음을 녹여 주었다. 다시 살아난 온기로 아이를 대할 수 있게 해 주었다.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... 우리 아이만 그런 게 아니구나... 읽으면서 많은 위안과 다독임을 받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.
우주의 신비한 별에서 온 아무것도 모르고 호기심 많고 호기심이 많아 사고도 많이 치는 작은 외계인을 더욱더 사랑하고 잘 가르치기 위해서, 나는 결심한다. 좀 더 체력을 키워우고, 좀 더 인내심을 갖고. 좀 더 마음에 여유를 가져야겠다고.
육아로 지친 엄마들이 읽는다면 나처럼 위안과 에너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남겨본다.
글쓰기 좋아하고 책 읽기 좋아하고 산책을 좋아하던 여자이지만 자다가도 나를 찾는 내 작은 친구, 우리 껌딱지의 엄마로서 앞으로의 행복한 날들을 위해 이제 "하루 10분"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.
오랜만의 글쓰기라 두서없고 부끄럽고 글이 잘 안 나오는 데에 당황스럽지만 점점 나아지겠지요. 그래도 일단 시작해서 기분이 좋습니다. ^.^